이끼

유미령 시인

편집국 | 기사입력 2024/05/22 [21:37]

이끼

유미령 시인

편집국 | 입력 : 2024/05/22 [21:37]

이끼는 푸르릅니다.

 

장마 먹구름이 몰려오고

태풍이 휘몰아치며

억세게 쏟아 붓는 빗물은

이끼를 늘 어두운 구석탱이로

밀어 넣어 하잘 것 없는 풀떼기로

살아가게 할지라도...

 

이끼는 4억 년 전부터 이 땅에 터를 잡고

땅을 기면서 살아가지만

흐르는 물속에서도 떠내려가지 않고

나무숲과 물풀 섶들이 굳세게 버틸 수 있도록

흠뻑 머금고 있는 자양분을 나눠주고 베풀며

햇살위에 희망으로

푸르르게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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