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장광원 | 기사입력 2020/08/26 [22:04]

어머니

장광원 | 입력 : 2020/08/26 [22:04]

 

솔잎이 몰래 옷을 갈아입으면

가을이 살며시 고운 모습을 뽐낸다.

 

그 계절의 오감이

어린 내 마음에 차곡차곡 쌓이면

우리 집 아궁이에서는

뜨겁게 불길이 타오르고

무 시래기죽이 끓어올랐다.

 

부엌에서 모락모락 피어 오른

어머니의 사랑은 어김없이

내 빈 그릇에 가득 담겼다.

 

이제 어머니의 빈 그릇을 채워 드리고

싶은데 오히려 어머니는 오늘도 넉넉한

가을 들녘 노을 되어 내 가슴에 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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