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잎이 몰래 옷을 갈아입으면 가을이 살며시 고운 모습을 뽐낸다.
그 계절의 오감이 어린 내 마음에 차곡차곡 쌓이면 우리 집 아궁이에서는 뜨겁게 불길이 타오르고 무 시래기죽이 끓어올랐다.
부엌에서 모락모락 피어 오른 어머니의 사랑은 어김없이 내 빈 그릇에 가득 담겼다.
이제 어머니의 빈 그릇을 채워 드리고 싶은데 오히려 어머니는 오늘도 넉넉한 가을 들녘 노을 되어 내 가슴에 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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