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최종운 | 기사입력 2021/09/29 [19:28]

초가을

최종운 | 입력 : 2021/09/29 [19:28]

노을이 지쳐 쓰러지는 저녁이면

길섶에 풀꽃들은 이슬을 머금고

여명은 잎새 위로 가을을 그려

 

길고 긴 기다림에

비취빛 하늘에 가을은 오고

흐려진 작은 별만 가물거린다

 

풀숲에선 들 고양이들이 절절하게 우는데

가슴열고 실컷 울어라

가을 풀벌레는 잘도 우는데

 

그가 벗어놓은 사랑에 한없이 울다가

너무 짧았던 인연 슬퍼

가슴 한가운덴 춥기만 한데

 

아련한 기억 속에 곱게 물든 단풍잎은

이 가을 가슴 뛰는 향기가 되고

아침저녁 넘나드는 가을 기운에 힘이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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