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 봄의 서막

유미령

편집국 | 기사입력 2024/03/12 [22:26]

경칩, 봄의 서막

유미령

편집국 | 입력 : 2024/03/12 [22:26]

눈 싸라기가 흩날리던

우수(雨水)가 웅크리며 시간 속으로

가라앉은 지

한참인 듯 할 때

 

으스스한 바람이 스쳐간 끝으로

갑자기 풀뿌리가 들썩거리더니

긴긴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폴짝 깨어나 튀어 나온단다.

 

봄의 서막을 알리는 경칩(驚蟄)

꽁꽁 언 대동강물도 풀리게 한단다.

겨우내 추웠던 우리 마음도

풀리게 한단다.

 

겨울 이불속에서 잠자던 봄이

화사한 손길로,

따스한 입김으로,

온천지 무대 위에서

안단테, 때론 모데라토, 때론 알레그로

희망찬 생명의 교향악을 울려 퍼지게 한단다.

 

복사꽃나무에 꽃망울이 매달리고

꾀꼬리가 소프라노 노래를 뽐내며 날고

배시시한 봄비에 연둣빛 치마 입은 신부처럼

새싹들은 수줍은 듯 낯가리며

빼꼼히 솟아난단다.

 

추운 겨울은 가고

어김없이 따스한 봄은 온단다.

경칩과 함께..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