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날을 위해

유미령

편집국 | 기사입력 2025/01/06 [17:25]

맑은 날을 위해

유미령

편집국 | 입력 : 2025/01/06 [17:25]

꿈이여...

항상 따스하고 맑은 날만 있는 것은 아니라,

연둣빛 잎새 끝에 열린 맑고 푸른 날

그 맑은 날을 보기 위해선

찌푸린 흐린 날을 보내야 하나 보네.

꿈이여...

하루하루 흐르는 삶의 강물 위로

흩어지며 사라지는 오늘의 산등성이에서

문득 뒤돌아보는

늙은 노루의 맑은 눈을 보니

황홀해 지는지...

촉촉하고 늠름한 자태 한 마리 벌처럼

붉은 볼을 하고서

꿈이여...

뿌옇게 가물거리는 봄 안개도,

흑빛 먹구름 속에서 쩌렁쩌렁 울던

여름 천둥도,

사라져 갔지만

꽃향기 불어와

따스하고 맑은 날을 보기 위해선

찌푸린 흐린 날을 보내야 하나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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