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기획시리즈/마음과 정원

(32) 드러내기 전쟁터에서 달빛으로 사는 사람들

편집국 | 기사입력 2026/03/24 [14:06]

심리상담기획시리즈/마음과 정원

(32) 드러내기 전쟁터에서 달빛으로 사는 사람들

편집국 | 입력 : 2026/03/24 [14:06]

▲ 국용환 화성시민대학평생교육원장

 

옛날 지고지순한 선비들은 낙향해서 초야에 묻혀 사는 인물들이 많았다. 악정과 오염을 피해 지내며 추한 내용을 들으면 물로 귀를 씻으며, 덕성스런 생애를 고고하게 마쳤다. 작금의 이 시대는 숨겨지는 미덕보다, 드러내고 환호 받으려는 자기 PR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자기의 약점은 피하고, 별것도 아닌 것을 미화하고 알리는관종(關從)들이 판을 친다. 부덕의 소치로, 염치가 없는 사람들이 판을 치는 것 바라보기 힘들다. 선비 같은 인물들이 스스로 발광체가 되지 않는 달빛으로 사는 숭고함은, 훈련된 인품의 성숙함에서만 온다.

 

연세대학교 총장을 지낸 송자 총장은 미국에 터전을 다 이루어 놓았지만 조국을 위해서 이바지해야 한다는 뜻을 세우고, 그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귀국하여 후학양성에 평생을 헌신했다. 이용규 박사는 서울대학에서 학·석사를 마치고 도미하여 하바드에서 박사학위를 마치고, 미국의 준비된 좋은 자리를 내려놓고 몽골 울란바트로에서 선교 교사로 봉사한다. 그의 저서 내려놓음으로 수백만의 독자들의 심금을 울리게 하기도 했다.

 

큰 인물들에게는 울림이 있고, 작은 자들에게는 어울림이 있고, 부끄러운 인간들에게는 이권을 위한 협잡만 있을 뿐이다. 이들의 차이점은 어떻게 다르며 어디에서 어떻게 출발한 것일까? 인생길에서 중, 노년을 보내며 수많은 경험과 실패와 성공을 맛보며 세상을 보는 혜안이 열릴 즈음, 겸허히 무릎을 꿇게 되면 큰 인물이 되고, 심리적으로 욕심을 버리지 못한 결손 의식으로 굳어지고, 그렇게 인격화되면, 부끄러운 욕망의 덩어리가 되어 부끄럼을 모르는 협잡꾼이 되어버리고 만다.

 

같은 하늘 아래 같은 공기를 마시며 살아왔는데 성숙과 추락으로 나뉘는 인생이 된다. 성숙한 인물들은 추락하는 사람들과 다르게, 자원해서 내려오는 차원이 다른 고매한 사람들이다. 미숙한 사람들은 끝까지 억지스럽게 버티다 결국 끌려 내려오는 날개 없는 새가 되어 밑바닥으로 추락한다. 인생이 끝나는 날까지, 아니 그 후손에게까지 부끄러움은 계속 대물림하게 된다. 그렇다면 그들을 추락의 비참함 이전에 스스로 내려놓는 고매한 선비가 되게 하는 비결은 없는 것일까

 

대개 추락하는 인물들을 분석하면, 어린 시절 비교우위도, 평등함도 경험하지 못한 상태로 열등감과 공격성으로 지속되거나, 발전되거나, 해소되지 못한 채 인격화되면 괴물같이 내면세계가 된다. 늘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열등감에 잡혀, 피해의식 때문에 관계는 투쟁적이고 수시로 불협화를 이루게 된다.

 

이들의 인지치료는 타인과의 비교 대신, 과거의 자신과 오늘의 자신을 비교하며 미세할지라도 성장을 발견하고 긍정하면, 열등감은 희미해지고 자아존중감이 회복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 지금 열등감을 느끼고 있구나라고 솔직히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불쾌한 감정의 에너지는 약해지고 비교의 기준이 바뀌게 된다.

 

열등감은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가 처음 개념화한 것으로,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부족하거나 가치가 떨어진다고 느낄 때 생기는 감정이다. 적당한 열등감은 성장을 자극할 수 있지만, 과도한 열등감은 자기 자신을 갉아먹는 에너지가 되기도 한다.

 

느껴지는 감정을 인정하고, 자신만의 강점을 찾아 집중하면 서서히 자아에 대한 느낌이 너그러워진다. 심리학에서는 자신의 장점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자존감 회복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힘을 길러준다.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열등감이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이라고 설명한다. 중요한 것은 열등감을 숨기거나 부정하지 말고, 그것을 성장 에너지로 전환하는 태도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자기비난보다 자기 이해를, ‘비교의식보다 자기 성장을 선택할 때 비로소 열등감은 오히려 삶의 동력이 될 수 있다. 영국의 골퍼들 사이에서는 젠틀맨 골프 상식이라는 말이 있다. 만일 좌중에 한 사람이라도 골프를 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은 절대로 골프에 관한 이야기를 화제로 올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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